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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거시 미시

경알못 빠돌순이를 위한 거시 경제학 강의 8부 - 정책실효성I

제가 2부 유효수요에 대한 설명과 취지에서도 언급한 바 있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시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4대강 보 설치 사업. 4대강 사업은 MB 정부가 가뭄에 대비하여 농식수 확보를 위한 취수 사업의 필요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업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과 그들의 소비 증대를 통한 지방 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취지, 정책 목표를 갖고 시작한 국책사업입니다.

 

 

그런 목표를 갖고 시행한 정책, 그 정책 시행 후 5~7년이 지난 지금 어떤가요?
처음의 목표의 달성은 둘째로 치고라도 지금은 녹조라떼를 넘어서 이제는 아무것도 제대로 살 수 없는 썩은 강물을 변한 낙동강을 보면...얼마 전에 있었던 안희정 후보의 '선의' 논란이 떠 오릅니다. 거시경제전공자인 저에게는 역시 정책의 시행 주체가 내세우는 거시경제정책(혹은 정부재정정책)의 선의, 진정성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저는 그 선의, 진정성을 믿어주고 합리적 의심을 통해 그 선의를 문제로 공론화 하고 논의하여 모두가 문제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문화이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2부의 글에서 설명드렸지만, 미국의 대공황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한 케인스가 말한 2가지 정책!

폐광에 돈을 묻어버리고 다시 캐는 일이냐? 장래의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학교와 병원의 건설이냐? 의 선택에서 무엇을 선택하건 선의는 항상 존재합니다.
그건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건,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건 선의는 존재하고 그 선의는 동일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기에 유권자인 우리가 진정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그 공약이 얼마만큼으 실효성을 낼 수 있느냐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이 바로 그것을 제공해 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가계 씀씀이 바닥, 소비 성향 역대 최저  (17년 2월24일 뉴시스 -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됩니다)

 

요약해 보면 '가구별 돈씀씀이 비율이 줄어 들었다' 이고, 해석해 보자면 '이러니 경기가 더 나빠졌구나' 입니다.

 

기사에서 나오는 '소비성향'이란 무엇일까요? 대략 감은 오시죠? 말 그대로, 느낌 그대로 소비 얼마나 하냐? 입니다.

 

있어 보이게 설명 드리자면, 가계 혹은 개인의 총소득 중에서 조세를 제외한 가처분소득 중 총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평균소비성향'이라고 하는 한 가지가 있고, 다른 한 가지는 소득 증가분 중 소비 증가분이 차치하는 비율을 나타낸 '한계소비성향' 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평균소비성향을 주로 이용하는 분야은 미시경제학과 경영학 입니다. 전자에서는 소비 패턴 파악과 현상의 설명을 위해서, 후자에서는 제품 마케팅시에 주소비자층 타켓팅을 위해서 주로 사용합니다. 반면 한계소비성향은 경제정책 입안과정에서 정책실효성을 예상해 보고, 재정집행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거시경제학이 집중하는 통계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서울로 상경한 한 청년이 취직을 하여 드디어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세금 제외하고 200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30만원은 학자금 대출금 갚고, 50만원 저축하고 20만원은 시골 부모님께 생활비 부쳐드리고 드렸다면, 나머지로 생활을 한다면...이 청년의 평균소비성향은 얼마일까?

 

이 청년이 1년 후 월급이 10만원이 올랐습니다. 이 돈 중 4만원은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3만원은 자기개발을 위한 인강 신청과 도서 구입비로, 나머지는 외식비로 소비한다면 이 청년의 한계소비성향은 얼마일까요?

 

평균소비성향은 50%, 한계소비성향은 60% 입니다.

평균소비성향을 구해보면... 나머지 생활비 100만원 / 가처분 소득 200만원
한계소비성향을 구해보면... (도서구입비+인강비+외식비) = 6만원 / 월급상승분 10만원

위에 인용한 기사로 보면 이 청년의 소비성향은 매우 낮은 편으로, 거시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공무원 입장에서만 본다면 안 좋은 놈입니다. +_+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대출금 갚은 건 뭐냐는 것입니다. 개인 입장에서 대출금 갚은 것도 지출로 가계부에 쓰지만, 거시경제차원에서는 아닙니다. 대출금 회수는 통화(돈)의 회수, 시중으로 풀렸던 돈이 중앙은행으로의 유입되는 것은 통화량이 줄어드는 만큼 거시경제입장에서 보자면 오히려 마이너스입니다. 제가 6부 경제학의 변명에서 언급한 '저축의 역설'과 맥을 같이 합니다.

 

십인십색, 백인백색이라고 말처럼 우리 사회 구성원의 소비성향은 각기 다릅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인정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소득자의 평균소비성향보다 저소득자의 그것이 높다.

노령층의 평균소비성향보다 청년층의 그것이 높다.

여자의 평균소비성향보다 남자의 그것이 높다.

농어촌 주거민의 평균소비성향보다 도시 주거민의 그것이 높다.

한자녀 가구의 평균소비성향보다 다자녀 가구의 그것이 높다.

 

한계소비성향 역시 대체로 위에 나열한 바와 유사합니다.

 

즉, 같은 10만원이라는 가처분소득이 증가해도

저소득자의 한계소비성향이, 청년층의 한계소비성향이, 남자의 한계소비성향이,

도시 주거민의 한계소비성향이, 다자녀 가구의 한계소비성향이 높습니다.

 

위에 나열해 드린 바에 대해서 

'내가 보기에는 아닌데!'  라고 누구든지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닌 틀, 다른 성향을 기준으로 잡아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해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를 찍지 않으시면 됩니다.

 

'나는 아닌데!'라고 누구든지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인 경향성을 알려드린 것으로 나는이라는 미시적 관점으로만 접근하시면 거시경제재정정책의 실효성을 파악하기 매우 곤란해집니다. 그러니 위의 의문으로 시점을 이동하셔서 접근하시길 부탁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