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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後/인문 사회

노동자여 단결하라 - 자본주의를 구하라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아래 기사를 읽고서 이다.

 

이정현 대표, 자본주의를 구하라 등 구입 (국민일보 16년 8월15일 -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 됨)

일단 이정현이라는 인물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단 한 번이라도 갖지 못했음은 물론이고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로 알게 된 저자, 로버트 라이시는 새누리당의 당이 갖는 이념과 정책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도대체 뭔 생각을 갖고 이 책을 집었을까요? 의문과 버니샌더스의 서평 ' 이 책을 읽으면 자본주의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라는 것 때문에 사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어갈 무렵인 오늘 또 이런 기사를 봤다.

 

문재인이 추석 연휴에 읽은 다섯 권의 책  (허핑턴포스트 16년 9월16일 -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 됨)

즉, 책을 읽기 시작한 동기, 마무리 될 때 쯤 양쪽 모두 정치인이 이 책을 샀다와 읽었다라는 기사를 보고서 서평과 요약을 쓰는 필자 입장에서 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현 시점의 자본주의 문제점과 그 원인을 단 몇 줄의 문장으로 간단히 정리했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 후 많은 사람들이 이러저러해서 자본주의는 문제가 있다고 중언부언 설명하는 것들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단순명료하게 설명하여 듣는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사람은 없었다. 이것이 로버트라이시, 이 책 저자의 대단한 내공이다.

 

예를 두 가지 보자!

 

P31. 민주주의가 실패하고 있거나 처움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대다수 국민은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반면에 소수인 상위층은 더욱 더 큰 부를 장악할 것이다. 힘과 자원을 충분히 소유한 사람인 정치인, 관리 기관, 판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오도록 '자유시장'을 가동할 것이다.

 경제학의 주류(신고전파)와 비주류(케인스 학파)의 해묵은 논쟁 중 하나가 자유시장(혹은 자기조정시장)에 대한 신뢰이다. 이것을 깨야 정부의 시장 개입과 그 역할이 당위성을 가질 수 있고 필요성이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주류 경제학자들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 채 시장의 실패(자연독점, 부의 외부효과, 분배 불평등 등)을 거론한다. 이런 설명을 듣고 이해하려면 일단 경제에 대한 상식이 제법 갖춰져 있어야 하고 설명은 길기만 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 한참 전 시대, '정치경제학'이라고 불리우던 시대의 개념으로 돌아가서 정치판이 자유시장보다 먼저라고 일갈해 버린다. 이외에도 여러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에서 벌어진 문제의 원인을 한마디로 정리한다. 

 

이런 정리와 사회적 통념에 대한 의심은 미국 기준으로의 상법과 재산법 영역에서, 노동의 가치에 대한 가치 인식과 노동법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법과 경제 체제를 많은 부분에서 대한민국에 이식했기에 소개되는 사례들의 기업들과 인물들의 표기되는 이름만 영어일 뿐 우리나라의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놓았다고 보면 된다.

 

P.130. 일반적으로 대중은 시장이 보상하는 돈의 액수가 가치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의 관점에서 내리는 가장 광범위한 추측은 사회가 실력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비레해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자신이 거주하는 사회 때문에 타인보다 유리하거나 불리한 차별 등이 그 예다.

사회 시스템에서 기인하는 문제(비정규직이라는 채용 형태, 낮은 분배 등)를 파악하기 보다 자신의 부족만을 탓하는 지금의 우리 청년들이 되새겨 봄직한 이야기이다. 지금 청년 그대들이 겪고 있는 그 모든 고통(진학, 취업, 연애, 결혼, 출산, 주거 등)은 그대들의 스펙 탓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깔끔한 문제 정리는 여러 사건들의 예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이 책의 단점이기도 하다. 뉴스 등을 통해 알고 여러 사건과 사실들을 나열하기에 지루하거나 산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70년대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여러 기업들 혹은 정부와 관련된 경제 사건들을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현재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수정하고 고치기 위해서 해결책 몇 가지를 말한다. 노조 조직과 협동 조합 등. 저자는 우리가 극도로 세분화된 분업으로 완성된 생산물의 바라보며,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를 느끼는 것에서 벗어나서 공동체 의식의 재함양을 강조한다. 이 점은 칼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의 요지와도 맥이 닿는다. 그리고 결론부의 주장이자 케인스를 비롯한 많은 비주류 경제학파의 실질적인 주장.

 

지금 우리가 당면한 경제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부자에게 많은 세금을 걷어서 정부 지출 등의 이전을 통한 사후적인 재분배(복지)가 아니라 그것이 필요없도록 경제 활동 참여자 대부분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분배를 이루는 방향으로 시장의 규칙을 바꿔 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 민주주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