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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시사

박근혜가 개헌론을 제기한 이유는?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에서 정치 권력의 진정한 힘은 무엇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법치란 함은 입법권을 가진 국회를 거쳐야 하기에 시간은 지체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행위여부가 힘을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다. 그럼 무엇일까? 아젠다와 이슈를 던지는 능력이고, 그것들을 언론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찬반을 말하게 하는 것 자체가 힘이다.

 

예산안 심사를 앞둔 국회 일정과 정국 상황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는 물론이고 정부 여당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朴 대통령, 여론조사마다 지지율 '최순실 의혹'에 사상 최저치...28.5% - (16년10월24일 머니투테이, 파란 글 클릭시 원문 기사로 링크됨)

 

이런 상황에서 여권에서는 제대로 된 차기 대권주자가 마땅히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물론 반기문이라는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 공직선거를 치열하게 치러 본 경험이 전무하고, 그의 개인적 성향(기름장어)상 과연 새누리당을 선택하여 경선을 치르고 나올 지에 대해서도 미지수인 상황이기에 그렇다.

 

그렇다면 박근혜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변화를 구해야 한다. 즉, 판을 흔들어야 한다. 현 정국의 흔들기는 물론이고, 일찌감치 대선예비후보 캠프를 차린 이들의 공약과 정책에 관한 목소리에 잡음을 섞어야 당위성을 저들은 갖는다. 그게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 개헌 공식 제안 - (16년10월24일 서울경제, 파란 글 클릭시 원문 기사로 링크됨)

 

박근혜는 야당 대표인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원포인트 개헌 제안을 '참 나쁜 대통령'이란 말 한마디로 반대한 적이 있다.

 

'참 나쁜 대통령'  '블랙홀 될 수 있다'더니... - (16년10월24일 TTimes, 파란 글 클릭시 원문 기사로 링크됨)

 

박근혜는 과거 여러가지 자신의 발언으로 대통령이 된 이 후의 다수의 정책 결정의 잘못을 낱낱이 지적할 수 있었던 사례와 마찬가지라고 야당과 시민들은 비판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녀의 실제 의도를 몰라서인지, 아니면 그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가벼이 보는 지 몰라도 말이다.

 

박근혜, 정부 그리고 새누리당에게는 개헌의 성사 여부는 핵심이 아니다.

개헌이라는 아젠다가 정치권에 던져짐으로써 여러 개헌안(대통령 중임제, 의원 내각제, 분권형 대통령제, 선거제도 개편 등)이 각기 자신들 입장의 유불리에 따라 나올 것이다. 그렇게 나온 안들은 언론들은 날이면 날마다 매일 정치면 톱 기사로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논의 과정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건 누구이고, 가장 큰 손실을 입는 건 누구일까?

 

이득을 보는 쪽, 정권 연장을 희망하는 이명박근혜와 정부 여당이다.

왜냐하면, 지지도가 낮은 여당쪽 대선 후보들은 물론이고,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권력 나누기를 통한 집권은 제법 괜찮은 시나리오이고, 안된다고 해도 여러 이슈들의 정리를 통한 자신들 진영 정비가 가능한 시간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손실을 보는 쪽은 정권탈환을 목표로 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대표, 이재명 시장이다.

왜냐하면, 대선예비후보 캠프를 일찌감치 출범시키고 여러 정책과 비전을 널리 알려서 대선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고 했던 전략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민생과 정의라는 아젠다로 임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끊임없이 발표되는 여러가지 개헌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며, 그에 대한 대답은 피할 수 없이 언급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언급은 개헌안 논란에 동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원하건 원하지 않건 저들이 걸어온 싸움에 응전할 수 밖에 없으며, 그로 인한 시간 낭비는 자명하다.

 

박근혜를 비롯한 새누리당의 개헌론 제기는 단순히 '최순실 의혹' 덮기가 아니다.

정부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도 좋다. 그 때(내년 1~2월)까지라도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문재인과 이재명의 목소리는 정치기사 헤드라인에서 밀어낼 수 있다. 통과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에게는 또 다른 프레임이 있다. -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정부가 준비한 개헌안이 30년이 지난 구체제를 옹호하는 구시대 정치세력에 의해 좌초되었다. 구시대 정치세력을 심판하자! 등의...국회 통과가 되면 더욱 더 좋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내년 4월 재보선까지는 개헌안의 국민 설득이니 반대로 또 다시 시간을 몰고 갈 수 있다.

 

문재인, 이재명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저들의 키 포인트는 개헌의 성사여부가 아니라,

개헌 논의라는 이슈를 통해서 진실로 겨냥하는 목표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