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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後

대우조선해양의 협박은 유효하다

Too Big to fail!

이 말은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잡하게 비대해진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지진, 홍수보다 더 한 재앙이 될 수 있기에 한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정부는 은행, 증권사 등의 금융기관에서 잠재된 부실이 발견되어도 공적자금 투입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시행한다는 이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은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으로 시작되었다. 아무튼, 이것이 우리나라에 와서는 재벌 대기업의 사업 확장 실패를 막아주는 최후의 보루였고, 계열사로의 순환출자를 위한 빌미가 되어 대한민국 전체의 산업구조조정을 가로 막는 장애물로써 역할을 해 왔다.

 

현재 벚꽃대선을 앞두고 은행업계와 경제관련 부처 최고의 화두는 역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 여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수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과 5조원대의 회계부정으로 끊임없이 비판의 도마위에 올라왔다.

 

그런 회사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장이 오늘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사과를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거듭 죄송, 부도시 52조 손실   ( 17년 3월23일 연합인포맥스 -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됨 )

52조라는 금액이 잘 감이 안 올 것이다. 이 금액이 얼마큼 어마어마한 액수인지 알기 위해 다른 기사를 하나 더 본다.

2016년 상장사 전체 순이익 107조 추산    ( 17년 3월15일 파이낸셜뉴스 -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됨 )

 

대한민국의 코스피와 코스탁 상장사가 2016년 내내 열심히 사업하면서 직원들 월급 주면서 남긴 돈이 107조인데...죄송하다고 했지만 결국은 추가 공적자금의 투입이 없으면, 그 절반으로 추산되는 손실이 꺼라는 협박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지금의 과도기 정부와 앞으로 출범할 정권은 어떻게 대우조선해양을 처리해야 할까?

 

단순히 도덕성이라는 잣대만 들이대고 판단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과 향후 글로벌 조선업 전망을 함께 고려해서 결정할 것인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주는 한 가지 기사를 본다.

글로벌 해운업 침체속 벌크선만 '나홀로 기지개'   ( 17년 3월20일 파이낸셜뉴스 -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됨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의 감소와 함께 여러 해운사들이 어려워지면서 2011년부터 시작된 해운사들의 치킨게임이 한진해운 사태를 기화로 해서 다시 운임이 정상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뒷받침하는 것은 얼마전에 단행된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오랜 기간동안 양적완화를 해 온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위원회가 금리인상을 했다는 사실은 경기가 회복되고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며, 상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왼쪽 그림은 발틱운임지수의 변동 그래프이다)

 

이렇게 밀물이 들어오고 있는 시기에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어리석은 정책결정을 반복해야 하는가? 나쁜 놈에게 벌을 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글로벌 넘버3의 조선사를 지금이라도 살려두어야 본격적으로 찾아올 글로벌 호경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