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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투자

펀드의 역습 - 펀드가 나를 해고한다!

경제에 '저축의 모순'이란 용어가 있다. 불황에 소비를 줄이고, 아끼는 합리적인 가계의 행위가 모이는 국가 차원의 경제에서 보면 소비 위축이 커져서 실물 경기를 더욱 더 악화시킨다는 뜻으로, 사회학에서는 '구성의 오류' 라고 표현한다.

 

1997년 IMF 국가 부도후 여러 패러다임들이 바뀌었다. 고용 유연화 정책으로 기업은 정리해고의 자유를 얻었고, 개인 가계는 직업 안정성을 잃어 버렸다. 그로인해 개인 가계는 예전처럼 큰 퇴직금 목돈을 만질 수 없게 됨으로써 각자 시작된 목돈 만들기 방법으로 가장 많이 쓰게 된 것이 '펀드'이다. 그것도 주식형 펀드.

 

펀드는 수익을 어떻게 올리는가?

펀드의 생명은 수익으로, 2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펀드에 편입된 회사에서 배당을 많이 받으면 수익이 높아지고,  높아진 배당 성향에 의해 주가가 올라가면  팔아서 시세 차익을 통해 수익을 또 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펀드의 수익률 평가와 매니저의 능력 평가는 1년 단위이지 3~4년 단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1~2년내에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매출액이 늘지 않아도 영업이익률을 무지막지하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자본금 1억의 필자의 회사를 예로 보자!

 

위 표대로 하면 남은 직원 입장에서는 연장근무를 하더라도 급여 인상분으로 만족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절감된 인건비로는 연 3,600만원이다. 매출액, 영업이익이 전년도와 동일할 경우 영업이익률은무려 36%  향상 되었다. 일손이 모자라다면 100만원만 줘도 되는 비정규직으로 대체시킬 수 있다. 영업이익률이 올라간다는 건 배당을 많이 해 줄 수 있다는 것이고, 직원 숫자에 '0을 세네개 붙여보면?

 

펀드매니저와 CEO의 이해관계는 똑같다

내가 A 펀드에 가입하면 펀드매니저는 A펀드의 수익실현과 자신의 연봉 인상을 위해 편입된 B회사 CEO D에게 경영실적을 향상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사 애널리스트를 통해 주가에 나쁜 영향을 줄 보고서를 내겠다, 편입한 주식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주가를 떨어드리겠다 등등... 여러 압력을 행사한다.  D의 이해관계는 펀드매니저와 똑같다. 주가가 올라야 재신임도 받을 수 있고 스톡옵션도 챙길 수 있다. 따라서 D는 주가를 띄워야 한다. R&D를 통한 신제품 개발은 외면한 채로 정리 해고,정규직 업무 비정규직 업무로 대체, 임직원 복지 축소, 각종 투자를 줄여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주가 올리기를 한다.

 

내가 가입한 A펀드가 내가 일하는 회사의 주식을 매집한다면? 수익률 향상을 위해 사업구조 조정 압박을 넣고, 단기 영업 이익률 상승을 위해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영진에게 정리해고 진행을 요청할 수도 있겠된다.  내가 일하는 회사가 아니라도...내 배우자, 자녀, 친구가 근무하는 회사의 주식을 편입시켜 이런 똑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면??

 

 

차트는 코스피 상장사 중 배당을 실시한 회사의 숫자와 펀드의 주식시장 시총대비 펀드의 비중이다. 풀어 말하자면, 2004년~2008년까지 주식시장에서 펀드의 비중이 커지는 것에 비례하여 배당을 실시하는 회사 수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2009년 이후에는 경제위기로 통계의 의미가 퇴색되었다) 저 시기부터 지금까지 늘어난 비정규직은 지금은 800만에 육박한다는 사실! 이 통계들로 우리 주변을 해석하면, 왜 지인들중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생겼는지, 왜 내 자녀가 졸업하고도 좋은 회사 취직이 안되었는지, 왜 좋은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는지...감이 잡히실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의 여유를 위해 선택, 불입한 펀드가 나와 내 주변의 현실을 망가뜨리는 부메랑으로 다가온 것이다. 바로 펀드의 역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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