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에세이/거시 미시

명품백의 몰락에 관하여

국민 배우란 호칭을 처음 받았던 영화배우는 안성기였다. 아주 어린시절 연기를 시작해서 40년 넘게 했으니 호불호를 떠나 인지도와 이미지에서 그를 따라올 자가 없었기에 '국민'이란 수식어의 원조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주인공 모두에게 국민 배우, 국민 가수, 국민 여동생, 국민 요정 이라고 하며 조금만 떴다라고 하면 인지도와 관계없이 '국민'을 갖다 붙인다.

 

우리 삶 전체에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

팬플레이션이란 용어가 등장했는데...pan과 inflation의 합성어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사회 전반에 넓게 퍼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신용카드가 처음 들어왔던 1990년대 중반, 골드카드는 개나 소나 가입할 수 상품이 아니였다. 발급 자격은 10대 상장 대기업 임직원으로 제한이 되어 있었다.  IMF 직후 카드발급이 쉬워지면서 골드카드가 흔해졌고 대신에 VIP카드 상품이 출시되었고 이마저도  흔해지자 몇 년전에는 VVIP라는 상품이 나왔다.

오래전 출장길에 그녀의 성화에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5를 사다 준 적이 있다. 애지중지하던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얼마 가지 않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진품 짝퉁 관계없이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져서 지영이백, 3초백이란 별명이 붙은 게 짜증난다며 하소연을 했다. 명품 하면 떠오르는 나라 프랑스. 그럴 수 있던 역사적 배경에는 17세기 중상주의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꼴베르 장관은 수출품을 만들 때 정부가 직접 나서 수공업자들에게 제품 생산에 대한 기술지도와 함께 국가가 품질을 보증함으로써 주문식 수제 공업품이 명성을 얻었다. 그것이 지금의 명품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명품들도 1980년 후반 부터는 WTO 자유무역 체제하에서 밀려들어오는 중저가 수입제품에 대항하여 살아남기 위해 수공작업을 포기하고 공장형 대량 생산체계로 바꾸며 각종 영화 협찬 등 광고를 통해 상류층이 아닌 중간층에게 지갑 열기를 유혹하였다. 하지만 프랑스의 고급 진짜 명품은 아직도 수제방식, 한정판으로만 만들어진다. 그래서 진짜 부자들은 샤넬,구찌, 루이비통 등을 명품으로 여기지 않는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의해 어떤 단어가 갖고 있던 예전의 의미는 평가절하 되어 버리고 더욱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등장한다.  너무, 겁나, 왕, 대박,  등등 과잉 형용사 언어 표현의 인플레이션은  생각의 인플레이션 낳고,  그것은 우리의 물질 소비 성향에도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그에 따른 과소비로  상당수의 사람들이 빚을 한 가득 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 표현하지 못했던 흑백 사진의 아련함이, 감정의 절제와 여백의 미학이 그리워 지는 건 왜일까?

 

 아래 손가락 View On을 눌러 주시면 더욱 좋은 글의 밑바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