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에세이/거시 미시

대형마트 쇼핑카트의 비밀

올해 들어 각 지자체별로 조례를 제정해서 대형마트의 격주 휴무를 정해서 재래 시장의 활성화를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재벌 유통사는 영업 자율권 침해, 영업 방해 등을 명목으로 헌법소원 등의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쇼핑카트의 크기, 구조 변경등을 통해 이틀 쉬는 영업분을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는데... 일반 소비자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지만, 쇼핑카트에 녹아 있는 다양한 마케팅 비밀을 알아보자!

 

쇼핑카트는 왜 100원을 넣어야 할까?
대형마트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100원짜리 동전. 동전은 '코인락'을 푸는데 이용이 된다. 동전이 있어야 다른 쇼핑카트로 부터 분리할 수 있다. 이렇게 분리한 카트로 한두시간 쇼핑을 하고 넓은 주차장을 찾아 헤매서 내차로 물건을 옮겨 담을 수 있다. 그리고 장보기 전에 넣은 내 동전을 빼려고 하지만, 내 카트의 키로 도저히 뺄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매장 출입구 가까이 있는 카트보관소에 사용한 쇼핑카트를 일렬 정리를 해 놓아야 다른 카트의 키를 이용해서 내 돈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코인락'이 없다면 우리는 내 차가 주차되었던 곳 근처 아무데나 두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 1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인해 쇼핑 카트를 정리하는 것이다. 코인락이라는 장치가 없다면 대형마트의 넓은 주차장 여기 저기에는 쇼핑카트가 굴러다닐 것이고  이를 정리하는 직원을 대형마트는  배치해야 한다. 대형마트는 코인락을 통해 소비자에게 편안한 쇼핑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아닌 자신들 주차장 정리 정돈과 비용 절감의 목적을 숨기고 있다.

  

쇼핑카트는 왜 어린이 좌석이 있을까?
우리가 자녀를 데리고 재벌 유통사 대형마트에 갔을 때,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다양한 무언가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야단치기도 애매한 상황이 연출 된다. 이런 것을 대형마트는 놓치지 않고 이용하고 있으니 바로 그것이 카트 안 어린이 좌석이다. 우선 아이들에게 한 두시간 걷는 것은 고역이다. 그럴 경우 아이들은 빨리 집에 가자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여유있게 충분히 많은 물건을 살 수 없다. 이런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해 있는 장치가 바로 카트 안 어린이 좌석이다. 또한 손을 잡고 같이 걸으며 조르는 아이의 요구사항은 잡을 손을 놓거나, 끌고 가는 방법으로 거절, 묵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고 상태에서 내 눈높이보다 조금 낮은 곳에서 내게 눈을 맞추며, 또한 그 눈길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애원하고 조르는 내 사랑스러운 아이의 요구사항은 거절할 수도 묵살할 수도 없게 된다.

 

쇼핑카트는 왜 크고 넓을까?
대형마트의 쇼핑카트의 부피는 200L. 이런 부피는 아반테, 크루즈와 같은 준준형차 트렁크 보다 조금 작다. 한편 80~90년대에 쓰던 냉장고 용량이 250L 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은 어마어마하게 큰 부피다. 왜 이리 커야할까? 사람은 누구나 허전함이라는 감정을 안고 산다. 큰 쇼핑카트는 필요한 물건만 사야겠다는 이성, 대형마트에 오기 전에 세웠던 쇼핑계획을 마비시키며 인간의 허전감이란 감정을 잘 불러 일으키는 아주 좋은 장치이다. 사람들은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꽉 차지 않은 카트 공간은  '온김에 뭘 더 살까?' 하는 충동구매와 '살 게 있었는데 안 샀나' 라는 자기기억의 의심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우리는 다른 많은 사람은 가득 채웠는데 나만 가득 채우지 않을 때는 비교에 의해 만들어지는 자괴감, 열등감, 박탈감  등 다양한 감정으로 인해 이번주, 이번달에는 별로 필요없는 물건으로 쇼핑카트를 채우게 된다.


 

아래 손가락 View On을 눌러 주시면 더욱 좋은 글의 밑바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