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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거시 미시

진보는 구조조정을 말하지 않는다 3 - 불황의 원인은? 3부

앞의 글 진보는 구조조정을 말하지 않는다 3 - 불황의 원인은? 2부 에서 신고전파 혹은 보수파의 세계관으로 불황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이 뭔 지를 알아 보았다.

 

신고전파의 세계관을 통해 그들이 진단한 불황의 원인을 다시 한 번 더 상기해 보자!

(자꾸 반복하는 이유는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이 바라보는 시선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노동력과 자본을 빠짐없이 사용하여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총공급이 그대로 경제 구성원의 총소득이 된다고 본다. 이 총소득을 몽땅 쓴다면(수요=소비+투자) 총공급과 같아지게 된다. 그러니까 물가와 임금을 조정하여 재화와 용역의 생산량과 수요량의 일치시키면 공급 과잉이 없다. 즉, 재고와 실업이 없다는 결론이다. (이 모든 세계관의 밑바닥에는 경제학의 공리 3가지(합리적 인간, 자원은 유한하다, 균형)와 세의 법칙(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이 대전제로 깔려 있다) 그래서 그들은 시장의 기능만 제대로 회복된다면 장기적으로 불황은 없다고 말한다. 시장기능 회복을 위해선 시장 및 가격 정보를 경제의 각 주체들에게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경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고, 그런 시장 정상화 아래 물가와 임금이 충분히 낮아지면 경기는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주요 신문 경제면에서 무한 반복되는 것은 물론이고, 현행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경제부분에는 불황의 탈출이 늦어지는 원인으로 임금의 하방 경직성을 꼽는다. 이렇게 진단을 하면 임금의 하방 경직성을 완화시키려면, 노조의 협상력이 약해지거나, 노조가 아애 없어야 한다는 결론까지 가게 된다경제, 정치철학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엄청나게 거대한 것이며, 부지불식간에 잠재적으로 끊임없이 우리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케인스의 주장(이미지로 첨부한 일반이론의 한 페이지)처럼, 경제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전후좌우의 맥락 연결고리는 모른 채 구조조정이란 말을 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앞의 글에서 중간에 말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생산의 3요소 중 가변성(공급을 늘였다 줄였다)을 높일 수 있는 건 노동유일하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낸 경제 정책이 바로 노동유연화 이다. 이것은 5가지로 나눠지며 다음과 같다.

 

1. 외부적 수량적 유연성 : 고용관계를 해지함으로서 수량적 유연성 확보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언제든지 정리해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현재 박근혜 정부가 노동법 개악으로 주장하는 저성과자 해고 가 바로 이 맥락에서 유래한다.

 

2. 내부적 수량적 유연성 : 고용관계는 유지한 채 수량적 유연성 확보

실사례로 말하자면 파트타이머 혹은 탄력시간근무제이다. 풀타임으로 일할 직장이 없거나 혹은 풀타임 직장에서 일한 임금으로 생활비 충당이 제대로 안되기에 탄력시간 근무(2~3시간 근무, 투잡)을 요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동의 공급을 시장에서 수요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3. 외부화 : 파견근로, 하청 등의 간접 고용을 통한 유연성 확보

두 말하면 잔소리다. 앞 글에서 말한 다운사이징과 연결된다. 핵심이 아닌 부문, 캐쉬카우가 아닌 부문은 외주화하여 언제든지 하청 관계를 끊음으로서 손쉬운 해고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4. 기능적 유연성 : 직종의 수요에 인사 전환 및 이동 유연성 확보

몇년전 인터넷망  회사(S사)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다른 회사(H사)와 합병을 통해 늘어난 사무직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그들에게 망 설치 업무부서로 배치했던 것이다. 전봇대를 올라가는 등의 상당한 기간 직업훈련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 없이 인원을 배치하여 자진 퇴사를 유도했던 것이다.

 

5. 임금 유연성 : 성과에 따른 임금 책정으로 유연성 확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 공기업 성과연봉제. 즉, 노조의 협상력이 약한 회사에서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낮은 임금으로 비용을 아끼고, 길게는 그들에게 암묵적인 퇴사를 강요하는 것이다.

 

어떤가? 헬조선,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용불안의 모든 요인이 바로 이 신고전파, 주류 경제학 혹은 보수층이 진단한 방식대로 불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얻는 답, 노동유연화에서 비롯됐다는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가? 당신은 신자유주의가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하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는 말은 당신은 너무도 쉽사리 말하지 않았나? 당신이 하는 말의 경제철학, 정치철학 배경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말한 당신은 케인스의 말대로 당신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듯 하지만, 신고전파 주류 경제학의 도그마에 빠져있어  당신은 지금 현재 당신의 경제에 관련된 모든 말과 행동에서 신자유주의교리를 너무도 완벽히 실천하고 있다. 신고전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신자유주의 관점에서 보자면...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오로지 시장 정보가 잘 가계와 기업, 노동자와 기업간에 잘 전달되게만 되면 가격은 충분히 떨어져서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는 다시 좋아진다. 즉, 정부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 오히려 가격 조정을 방해하는 요소(노조와 국회)탓만 하면 된다. 지금의 박근혜 정부처럼. 그리고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는 늘어나니까!!!

 

지금까지 온 이야기의 바탕은 케인즈의 역작 '일반이론' 중 1편의 핵심내용이다. 일반이론은 이상적인 상황에 맞춰진 대전제를 갖고 경제상황을 해석함으로써 나오게 된 잘못된 해결책이 절대다수 일반 서민의 삶을 짓이겨지는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던 케인스의 인간애 발로였다. 그래서 대공항 당시의 많은 나라들이 폈던 정책은 오히려 경제를 망친다고 반대론을 펼쳤던 케인즈. 그 이론은 유효수효이론.  불황에 소비 능력을 갖고 있는 대중의 소비능력을 제고하는 정책으로 정부가 나서서 소비를 해야하고 그것이 가계로 흘러들어 갔을 때 상품을 살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다시 고용을 늘린다는 순환고리로 이어진다.  케인스보다 약간 앞 선 시대에 살았던 미할 칼레츠키는 이렇게 말한다.

임금이 낮아지면 생산은 증가하나, 노동자의 구매력은 상실된다. 재화와 용역은 팔리지 않고 팔리지 않기에 만들지도 않는다. 그리고 경제는 불황에 빠진다. 정부가 고용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경제는 죽는다. <자본주의 경제 동학 에세이 중>

 

자본주의의 구원투수 존 메이너드 케인스. 그가 주장한 바는 수정 자본주의다.

자본주의의 극단으로 나타난 부작용 불황과 그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났던 공산주의! 그 경제사상의 정치세력화 한 가운데서 자본주의를 지켰던 위대한 인물이다.

중도를 제대로만 알아도 구조조정을 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