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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거시 미시

경알못 빠돌순이를 위한 거시 경제학 강의 3부 - 유효수요

우리는 지금 지난 3일(금)에 있었던 더불어 민주당 대선예비후보자인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간의 논쟁과 배경을 2개의 글을 통해 알아 보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가기 전에 앞의 2개 글의 요점을 상기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OECD 평균보다 낮다는 사실과 어떤 세목 때문에 낮은 지 확인을 통해 증세의 필요성 살펴 보았습니다. 그리고 증세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항목들도 무엇인지도 알아 봤습니다. 두번째 글에서는 국민소득 모형 및 3면 등가의 원칙을 통해 돈은 돌고 돌기에 '나의 지출은 타인의 소득'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김밥집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손님으로 온 엄마와 함께 온 꼬마가 실수로 가게 유리창를 깼습니다. 꼬마의 어머니는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과 함께 같은 단지 상가에 위치한 유리집에 돈을 주고 의뢰하여 유리창을 새 것으로 끼워주었습니다. 이 경우 당신에게 수입이 발생할 확률은 어떻게 될까요? 매출 변화의 방향과 그 이유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해답은 글 마지막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 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유효수효'라는 단어를 언급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효수요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경제학의 3대 고전하면,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일반이론 입니다. 많은 분들은 경제학도 혹은 경제학자라면 이들 고전을 필히 읽었으리라 믿으시겠지만, 실상 3권을 모두 다 읽은 사람은 10명 중 2~3명입니다. 유효수요를 이야기 하다말고 왜 삼천포로 빠지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껍니다. 이유는 이들 고전에 대한 오독을 통한 남용을 이야기 말씀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경제학자들은 물론이고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이 책들의 지극히 일부 혹은 발췌본만 읽고, 맥락이 아닌 한 구절, 한 페이지로 만 접근하여 전혀 저자의 사상과는 전혀 상반된 자신의 주장을 근거로 삼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대표 사례가 바로 '유효수요' 입니다. 



경제 상식에 관심이 많고 책과 방송을 통해 '유효수요'라는 단어를 접해본 적 있는 분들이 제일 많이 들으셨을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가죽주머니에 돈을 가득 넣고서 골드러시 이후 닫힌 광산에 묻고 그 사실을 널리 알려라! 그럼 채광업자들은 노동자들을 고용하여  돈을 캐 낼 것이고 그럼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노동자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실질 소득과 자산은 늘어날 것이다' 라는 하는 것이죠. 

위의 주장은 케인즈 한 것은 사실이지만...이렇게만 이야기 하면서 국가 예산을 비용편익분석,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경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MB처럼 4대강에 22조를 때려 붓는 것은 케인즈의 오독과 남용이자, 케인스 정신에 대한 모독입니다. 

그의 맥락은 분명히 다릅니다. 케인스의 시선은 실업을 단순히 '소득의 부재 혹은 단절' 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실업이 오래동안 지속될 경우,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가는 인간의 사회 접점이 줄어 들면서, 그로 인한 유대감 상실은 물론이고 인간으로의 자존감마저 무너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실업을 매우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로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조속한 실업의 해결과 그를 통한 가계의 소비 여력 향상을 위해서 강조하고자 했던 말이지 절대 돈을 그냥 마구 뿌려된다는 의미로 했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케인스는 장래에 유의미한 방향으로의 정부의 재정 지출을 주장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학교 증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병원 설립, 자동차의 발달에 따라 다리와 도로 건설 등등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뉴딜 정책으로 이어 집니다. 물론 뉴딜 정책에는 이런 공공 토목 사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설립 지원, 금주령 폐지, 독과점 금지, 농업 지원 등의 다양한 정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목 사업만으로 뉴딜을 운운하는 것 역시 케인스와 유효수요 이론을 오독하고 남용하는 전형 입니다.

'유효수효'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재화와 용역에 대한 실질적 금전 지출을 수반할 수 있는 수요를 일컫습니다. 

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케인스 보다 조금 앞선 시대를 살다 갔던  폴란드 경제학자 미할 칼레츠키의 저서 경제 동학 에세이의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임금이 낮아지면 생산은 증가하나, 노동자의 구매력은 상실된다. 재화와 용역은 팔리지 않고 팔리지 않기에 만들지도 않는다. 그러면 경제는 더욱 더 불황에 빠진다. 정부가 고용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경제는 죽는다'


위 구절을 도식화 한 것이 위에 첨부한 그림입니다. 읽어 보시면서 공감하셨겠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노사정 임금 협상 과정에서 최저 임금의 동결 혹은 소폭 인상만을 주장하죠. 즉, 불황이라는 문제를 대하는 철학과 해결하고자 방법이 너무도 상이하죠? 진보적 진영의 입장에서 불황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필자의 다른 글,
'진보는 구조조정을 말하지 않는다' 를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파란 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 됨) 

글 초반에 질문에 대한 해답입니다.
나의 매출은 올라갈 확률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그 이유는...유리를 교환해 주며 재료비와 인건비를 받은 유리집 사장님의 소득이 올라갔고, 그런 소득은 가계의 소비 여력(외식 가능성)을 늘려 줍니다. 그런 소비 여력의 수혜 대상은 내가 하는 김밥집이 될 것입니다. 

이 질문은 두번째 글, 국민소득 모형(순환론)을 이해하고 있는 지,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지 보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유념해 주시면, 이 후 글에서 본격적으로 말씀드릴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한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