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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부동산

집이 안 팔리는 이유 3가지

지난달에 필자의 사무실에 찾아와 하소연을 하던 하우스푸어 친구가 또 다시 찾아왔다. (하우스푸어 친구에게 한 충고! 30% 손절해라 - 파란글 클릭시 원문 링크됨) 제2금융권 대출도 알아봤는데 여의치 않아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으러 온 것이다. 그래서 몇년새 필자가 판단하는 집이 안 팔리는 이유 3가지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주었다.

 

살 능력이 되는 사람은 이미 샀다

아파트를 포함해서 모든 물건은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산다. 그것이 투기성이든, 실수요이든...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2가지 부류이다.

 첫째 부류는 모아놓은 돈이 충분해서 빚을 안지고 언제든지 원하는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부류의 등장은 실물경제가 잘 돌아가서 가계저축이 충분히 쌓여 있을 때만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통계를 보면 가계저축률은 해마다 낮아져 왔다.

가계저축률 추락, 13년새 20.1%포인트 낮아져  (문화일보  12년 5월29일)

 

위 그래프에서 붉은선이 가계 저축률이다. 2000년대 들어서 카드사태가 불거졌던 04년 8.1%의 저축률이 07년까지 4.4%로 급격히 줄어든다. 알다시피 이 시기는 부동산 가격 폭등기이다.

 

두번째 부류는 살고 있는 전,월세 보증금에 대출을 받아 보태서 집을 살 수 있는 부류다. 하지만 이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은 녹녹치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 스페인발  금융위기에서 보듯 주택에 대한 과도한 대출은 국가 경제를 뒤흔들게 된다. 이런 금융불안을 사전에 막기위한 정책이 예대율 조절 이다.

 

은행 예대율 7년만에 100% 밑으로 (파이낸셜 뉴스  10년 7월 5일)

줄어드는 예대율, 은행채와 CD발행량 축소  (매일경제12년 5월21일)

예대율이란 100억을 예금 받았을 때 얼만큼 대출을 할지이다. 버블이 없는 경제상황에서 예대율은 85~90% 사이 정도에 머문다. 즉, 지급준비율을 10~15%로 조절해서 100억 예금을 받아 85~90억만 대출을 해준다. 하지만 2000년대 전세계가 경제가 미쳐 돌아가면 예대율이 100% 넘기길 우습게 여겼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였다. 100%를 넘었다는 건 예금 받은 돈 이상으로 돈을 빌려 줬다는 뜻으로 미국처럼 은행이 다른데서 빚을 내 와서 돈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계하기 위해 예대율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빌리기 과연 쉬울까? 전세계가 빚갚기를 경제의 화두로 삼는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만 빚을 더 내 줄 수 있을까? 은행도 예대율 100%를 넘겨서 대출하려면 다른데서 돈을 빌려와야 한다. 하지만 유럽발 경제위기로 어느나라에서 돈을 빌려올 것인가?

 

위 2가지를 종합하여 유추해 보면... 저축률이 낮아지는 시기, 예대율이 140%를 넘기던 시기에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집을 샀고, 어려운 힘든 경제 여건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부류가 줄어들고 있단 말이다.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

필자는 여러 글을 통해 인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임을 강조해 왔다. 집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생기는 가장 주된 원인은 결혼이다. 그것을 여력이 있어 집을 사는 자가 수요이던 여력이 없어 전월세 타가 수요이던... 결혼하는 숫자가 많아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결혼하여 집이 필요한 가구와 관련된 통계청 자료를 하나 보자!

 

위 그래프는 전국 가구주 연령별 가구수 추이다. 여기에는 1인가구도 포함되어 있다. 주택의 신규수요를 결정짓는 30~39세의 가구는 2000년 이후 이미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며, 2006년부터는 감소의 폭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다. 더불어 2015년부터는 전체가구수 마저도 감소한다는 통계이다.

헌데...

수도권 주택 보급률 99%, 국민 59% 아파트 거주    (매일경제 2011년 7월20일)

작년 2010년을 기준으로 전국 주택 보급률은 101.9%이며 서울은 97%, 수도권은 99% 이다. 여기에 더불어 올해말부터 시작되는 세종시 이전과 내후년부터 시작되는 공기업 이전 혁신도시 등의 이슈는 서울과 수도권이 집값을 하향 안정화를 부르는 모멘텀이지 결코 오를 수 없는 미래가 그려져 있다. 물론 주택시장의 경우 대체 수요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경기 전망이 밝을 때 생기는 것이지, 전세계적으로 디레버리지(빚갚기로 인한 경제규모 축소)가 진행되는 형국에 수출 위주의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쉽게 장미빛으로 그리는 사람은 어떤 정신병자란 말인가?

 

문제는 가격! 백화점 건설사도 땡처리한다

현재 하우스푸어들이 내놓은 집들이 안 팔리는 가장은 큰 원인은 뭐니 뭐니해도 가격이다.

 아파트 3억 깎아 드립니다...현금 목마른 업체 

(서울신문 12년 7월 9일) 

건설사 백화점도 현금을 확보하려고 땡처리 하는 마당에 하우스푸어는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미련하게도 자신이 산 가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샀던 가격에서 3~5천만원만 싸도 급매물인줄 알지만 손절매를 해야 진정한 급매물 된다는 투자원리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많은 하우스푸어들은 돈을 벌고 모으는 걸 재테크라고 알고 있는데, 어려운 시기에 자산의 배분을 바꾸는 것(부동산,주식->현금, 주식->금), 잃지않는 것도 재테크라는 걸 모른다. 다시 한 번 친구에게 강조했지만 아쉬운 건 사는 분이 아니라 파는 놈이다.

 

끝으로

'경제는 심리다' 라는 말이 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 마저도 부동산 대세 하락이란 말을 운운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시황에서, 집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심리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은 서둘러 살 필요가 없다. 충분히 기다려도 된다. 그러니까 집이 안 팔리는 것이다. 파는 놈이 사는 분에게 줄 수 있는 메리트는 가격을 싸게 해 주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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