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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거시 미시

자동차 회사가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는 당연한 이유 - 합리적 무시

16년전 첫 직장은 모 자동차 회사였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동영상을 보면 한 편으로는 피해를 입은 운전자에게 연민과 동정이 가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자동차를 제대로만 이해하면 저 정도까지는 아닐텐데 라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에게 다양한 감정을 만들어 내는 '자동차 급발진' 에 대한 자동차 회사의 입장을 경제학적으로 풀어본다. 

개인에게 작은 비용도 사회 전체로 합치면 커지는데...

우선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경제이론을 하나 소개한다.

공무원 갑돌이는 예산 1000억을 아낄 수 있는 사안을 발견 해냈다. 이를 개선, 실행하는 과정에서 갑돌이는 관련된 세별물산의 로비를 받게 된다. 세별물산은 개선 사안을 500억으로 조정을 하고, 10억의 뇌물을 주겠다는 것이다. 1000억 매출 손실을 입는 것 보다는 10억의 로비로 손실을 490억으로 줄일 수 있다면 당연히 선택이다. 그러면 갑돌이는 원안과 로비안에서 10억이라는 경제적 이익에 따라 행동을 할 것이다.

국민 개인의 경우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굳이 반대할 이익(동기)는 무시할 정도로 작고,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정보 획득비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정보에 대한 검토로 시간을 써야 한다. 그렇다면 500억을 더 아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굳이 더 캐고 파헤치는 신경을 쓰지 않고 합리적으로 다른 무언가를 한다. 이런 경우를 '합리적 무시' 라고 한다.

이 이론의 공준(증명할 수 없지만, 그렇다는 이론의 기본가정)은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공무원, 언론인, 시민단체라는 존재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타당성은 있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바탕에는 금전적 이익외에도 다양한 동기와 가치(정의감, 양심, 명예 등)있다는 것을 배제하고 전개한 이론이다.

 

급발진의 원인을 차량 결함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 회사가 급발진을 인정할 할 경우... 자사 브랜드 이미지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향후 영업 매출은 불투명해 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판매되었던 모든 차량을 리콜하여 정비해 주어야 하며, 그 이전까지 있었던 모든 급발진을 포함한 유사한 사고에 민사소송에 맞닥드려야 함은 물론이고 그중 일부에 대해서는 엄청난 액수의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많을 수 도 있다.

하지만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고 해당 피해자와 적당한 합의를 본다면...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없고, 지금처럼 계속 영업을 할 수 있고 매출에 지장도 생기지 않는다. 또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리콜 정비를 할 필요도 생기지 않으며, 향후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 항상 자동차 회사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례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 지금처럼 차를 만들 수 있기에 기술개발, 설계는 물론이고 생산라인에 대한 개선,보완에 필요한 비용 투하를 전혀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 2가지 중 어느 쪽이 경제적 부담이 적을까? 솔직한 인정 택하기 보다는 정확한 원인 규명이 안되기에 도의적 책임은 져도 법적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말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개인 가계의 합리적 무시는 자동차 회사가 비윤리적 선택의 유혹을 느끼게 한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약간의 보상금으로 그저 합의해 주지 말아야 하며, 피해를 입지 않은 개인 가계도 연대의식을 갖고 소송 중인 피해자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행동을 실천하여 자동차 회사에게 위기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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