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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거시 미시

경알못 빠돌순이를 위한 거시 경제학 강의 11부 - 이재명 공약까기

이재명 후보의 공약은 정부가 2800만명에게 월 8만원이 조금 넘는 돈(지역화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한것입니다. 정부가 무상으로 지급하여 가계에서 얻게 되는 소득을 경제학 용어로 말하면 '이전소득'입니다. 이런 영역을 주로 다루는 경제학을 공공 경제학이라 하고 이것은  주로 복지국가 담론을 말할 때 이론적 밑바탕이 됩니다.

 

소비성향 관점으로 볼 때 영유아, 청소년, 취업을 앞 둔 청년들은 먹성은 다른 연령층보다 무척 좋죠? 이런 먹성은 수령한 '이전소득'을 모두 쓰게 할 개연성을 매우 높게 해 줍니다. 기재부 공무원 입장에서 보자면, 재정지출승수를 기대할 수 있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거시경제전공자인 저로서는 기재부 공무원 입장에서 정책 실효성을 따지기 위해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월 8만원 없어서 1달이 괴로운 사람은 과연 몇 명일까? 우리는 8만원을 빨리 몽땅 쓰라고 준 건데...안 쓰면 소용없잖아? 그러나 월 8만원이면 없어도 살 수 있는 금액인데...모두들 모아서 목돈으로 쓰러고 하면 어찌지?'

이재명 후보는 지역 상품권으로 기본소득 수령대상에게 지급한다고 했으니, 은행에 적금을 붓지는 못 할 것이고, 그럼 1년간 모아서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고가 내구제를 산다면요? 물론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정지출승수를 분기별로 파악해 본다면 3/4분기말까지는 0입니다. 기재부 공무원 입장에서는 재정을 집행했음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12개월 동안 기다리면서 미치는 겁니다.

 

참. 지난글에서 재정승수에 대해서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했던 점이 있었네요.
10억의 재정집행을 통해 10억의 국민소득 성장이 이루어졌다면 재정승수는 1입니다. 근데
10억 재정집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8억가량의 성장만 되었을 경우 0.8입니다. 즉, 커질수록 좋습니다. 최악의 경우 0인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가죠! 과연 상상이 실제에서 벌어지겠냐구요?

저는 6부 경제학의 변명 편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경제학은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실에서 보편적 경향을 찾아내는 것이라구요. 저의 이런 생각은 학습 덕분이지, 독창적이고 뛰어난 사고 덕분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한 것과 같은 사례는...지역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아 정책 효과를 보지 못했던-미국에서 실제로 있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는 1950년대에 설립된 캐피탈힐 탁아협동조합(Capitol Hill Babysitting Co-op)이 있습니다. 이 조합의 취지는 이웃간 서로 상부상조하며 아이를 맡아주어 맞벌이 부부간의 여가 시간도 확보하자는 것이였습니다. 초창기에는 주로 미 국회에서 일하며 서로 안면이 있는 젊은 부부들 약 20쌍이 시작을 했습니다. 조합에서는 그들에게 다른 조합원 부부에게 자신들의 아기를 30분 동안 맡길 수 있는 쿠폰(지역화폐)를 20장씩 주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 부부들의 생각들은 모두 비슷했습니다. 좋은 날-크리스마스- 부부만의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평소에는 아기를 맡기지 않습니다. 쿠폰을 아꼈다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몰아 쓰려던 것이죠.

 

경제학에서 불황에 발생하는 이런 소비 절벽을 축장(蓄藏)-모아서 간직만 한다-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현상은 앞의 글 6부 경제학의 변명 편에서 말씀드렸던 '절약의 역설'과 매우 유사합니다. 탁아조합원 개개인의 합리적 행동이 조합 내부에 이웃집에 아이 맡기지 않는 거래의 불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거래(탁아)의 불황을 해결했을까요?

 

바로 7부 글에서 말씀드린 '인플레이션' 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물건을 놓고 보면 가격의 인상이지만, 돈을 놓고 보면 화폐 가치의 하락이라고 설명 드렸습니다. 그럼 쿠폰을 어떤 조치를 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쿠폰의 가치 하락을 야기시켰을까요? 그건 바로 쿠폰에 유효기간을 두는 것이였습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용이 없어지게 하는 것이죠. 그러니 자연스럽게 평상시 쿠폰을 통해 아이를 이웃집에 맡김으로써 이 조합원들간의 탁아의 기능(거래, 교환)은 활발해 졌습니다. 제가 2부 경제표-국민소득모형 글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내가 쓰는 돈은 타인의 소득, 타인이 쓰는 돈은 나의 소득, 순환과 호외-야성적 충동 편에서 처럼 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조합원들간 서로의 복리후생은 높아진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지지하는 분들께서는 이럴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지지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측에 물으셔야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할 꺼냐구요! 실례에서 있었던 것처럼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대비를 하라고 이재명 후보에게 촉구하셔야 합니다. 그게 '깨어있는 시민'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실 꺼라면 빠돌순이 수준입니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유일신, 구세주를 기원하며 배타주의로만 무장하는 파시즘으로 한 걸음 들어가는 것이구요.

 

다음 글에서는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약을 깔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