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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세이/거시 미시

경알못 빠돌순이를 위한 거시 경제학 강의 12부 - 문재인 공약까기

문재인 후보의 공약의 핵심은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입니다. 81만개 전체는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와 공공성을 갖는 사회적서비스 종사자와 민간에 위탁했던 공기업 일자리 등 63만6000개로 구성됩니다. 군필 남성을 기준으로 할 경우  9급 3호봉 본봉에 각종 수당까지 합쳐 연봉 3000만원이 될 것이라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신규 일자리의 경우 대체로 사회초년생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합니다.

비정규직 위주의 불안한 일자리(고용) 만연으로 인해 현재와 같은 소비감소에 따른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나가서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차츰 저하되고 있다구요.

그래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에 정부가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런 오래된 여론에 따라 시행되는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정규직일까요? 아니면 비정규직 일까요? 1년미만의 초단기적 일자리 일까요? 중장기 일자리 일까요? 없던 일자리는 생기고, 거기에 더해서 재직 중인 공공부문 직원들의 처우가 개선된다면 아주 높은 경기 부양효과를 볼 수 있을 껍니다.

 

경제 정책에 대해 생각과 의심이 많은 거시경제전공자인 저는 이런 생각을 또 해 봅니다.

'기존의 일자리가 더 좋은 일자리로 바뀌거나 새로이 생기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과연 좋기만 할까?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고용의 사기업보다는 공무원이나 공공기업으로만 눈을 돌리면 어떤 현상이 우리 사회에는 일어날까?'

 

헨리포드의 기막힌 발상...우리 직원들이 차를 사야

앞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기발한 발상과 상상력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제가 위에서 한 의구심과 같은 사례가 역시 미국에서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포디즘의 그림자 입니다. 대공항이 일어나기 15년전인 1914년 포드자동차의 설립자인 헨리포드는 기가 막힌 발상을 합니다. 그건 바로!!!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차를 살 수 있다면 더 많은 차를 팔 수 있을 꺼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는 일하는 시간은 1시간을 줄이고, 일당은 당시 평균 임금의 2배가 넘는 5달러를 주는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미국 전역에서 디트로이트로에 있는 포드자동차 공장으로 사람들이 몰려 옵니다. 너도나두 일하겠다고 지원서를 내고자 합니다. 한겨울 추위속에서 공장 앞에서 일주일을 넘게 노숙을 하고 이력서를 못 내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참을성에 한계에 이른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구요. 이를 진압하기 위해 디트로이트시는 그들을 향해 엄동설한임에도 불구하고 물대포를 난사했습니다. 이런 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와 포드자동차는 서류접수 대행회사가 두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많아진 여가와 높아진 임금을 통해 노동자들은 생활 기반의 안정을 얻었고 그로 인해 업무시간에는 보다 더욱 더 집중하면서 포드자동차는 생산성은 물론이고 완성도는 급격히 향상 되었습니다. 반면에 디트로이트의 다른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인근 지역에서는 사람을 구하기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으로 양산되고 있는 공시폐인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세계경기는 그 이전과 같은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는 취업란이 가중되고 있죠. 그와 관련된 기사 두토막과 사설 한토막 보시죠.

 

“커피 한잔, 식사 한끼도 사치” 까칠해진 공시폐인  (17년 3월 30일 한국일보)

 

공시족 28만9000명, 연평균 1000만원 쓰고도 합격률은 1.8%   (17년 3월31일 뉴스투데이)

 

취준생 절반이 공시 준비하는 사회

(16년 7월 4일 서울신문)

 

왜들 이럴까요?

 

경제학에서 포드의 높은 임금, 공무원및 준공무원의 평균 이상의 임금과 처우 등을 경제학에서는 '효율임금'이라고 부릅니다. 효율임금은 포드자동차의 사례를 통해 보신 바와 같이 사업주에게는 물론이고 그 사업장에 고용된 노동자에게도 매우 유익합니다. 허나,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요...디트로이트의 다른 자동차 회사와 인근 지역 입장(공무원 및 준공무원이 아닌 일자리)에서 본다면요?? 효율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정말 뛰어나고 우수한 인재일까? 라는 의문에 면접관의 선호도와 단 한문제로 벌어지는 당락이 충분한 답이 될까요? 나는 노력하면 효율임금을 받을 수 없을까요? 

 

효율임금으로 야기되는 실업은???

'그냥 쉰다' 청년 백수 36만명   (17년 3월21일 헤럴드경제 - 파란글 클릭시 원문으로 링크됨)

효율임금을 받기 위해 애쓰거나, 또는 그에 못 미치는 일자리에 눈길을 주지 않고 그저 쉰다라고 답하는 이들의 실업을 경제학에서는 '구조적 실업' 이라고 부릅니다. 경제학에서도 구조적 실업은 다른 실업(마찰적 실업, 계절적 실업)과는 달리 매우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인정합니다. 이건 어떤 재정이나 금융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을 지지하는 분들께서는 이럴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지지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측에 물으셔야 합니다. 이렇게 예견되는 상황을 어떻게 할 꺼냐구요! 실례는 물론이고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대비를 하라고 문재인 후보에게 촉구하셔야 합니다. 그게 '깨어있는 시민'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실 꺼라면 빠돌순이 수준입니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유일신, 구세주를 기원하며 배타주의로만 무장하는 파시즘으로 한 걸음 들어가는 것이구요.